네이트판 2022 명예의전당 | 95. 나에게만 원하는 친정엄마..
전 지금 40대 가정주부로 살고 있고, 근처에 부모님 사시고, 20분 거리에 남동생도 결혼해서 잘 살고 있어요.가족 간에 막 애틋하고 그렇진 않지만 명절이나 생신 등 이슈에 모이고 그럭저럭 잘 지내요.
그런데 작년 말부터 친정 아빠가 몸이 편찮으셔서 서울로 2~3주에 한 번씩 통원치료를 가셔야 해요. 스스로 운전하기 힘드신 상태이고 코로나도 불안하기 때문에 저나 동생이 차로 모시고 다녔어요. 저는 평일 담당.. 동생은 주말 담당.. 거의 진료가 평일이었기 때문에 80%는 저랑 갔고 MRI나 CT 등 검사는 주로 주말에 예약이 잡혀서 그땐 동생이랑 갔는데.. 이 주말 진료를 최대한 평일로 바꾸려고 애쓰는 엄마 때문에 짜증 나요.. 예약 담당 간호사님이 자리 없다.. 일자가 뒤로 미뤄지면 안 된다 해도 평일로 바꿔 달라고 어찌나 매달리시는지..
사실 전 주말도 갈 수 있는데.. 자식이 둘인데 이정도 분담은 해도 될 것 같아서.. 주말은 애 챙긴다고 동생 보고 가라고 시켰거든요. 동생은 아직 애 없어요. 그래야 동생도 아빠의 상태도 알 것이고, 자식 노릇도 좀 하라고요. 아주 장거리도 아니어요. 사는 곳이 서울 근교 수도권인데 병원까진 편도 1시간 정도 거리. 그치만 대학병원이라 대기도 길고 치료나 촬영 받고 오면 거의 총 4~5시간 소요돼요. 엄마는 아들이 평일에 근무했으니 주말에는 편히 쉬길 바라며 니가 같이 가던지.. 니가 안되면 그냥 지하철 타고 다녀오겠다고 자주 말해요. 근데 아빠는 지하철 타고 이동하긴 힘드신 상황이고.. 어떤 치료받느냐에 따라 집으로 돌아올 땐 더 힘드실 수도 있는데.. 그걸 알면서도 이왕이면 니가 고생해야 내 맘이 편타~ 니가 싫다면 우리가 고생해야지 별 수 있니? 이런.. 가스라이팅스러운 발언을 자주 해요.
그리고 제 차가 작아요. 소형 외제차에요. 이렇게 부모님 모시고 병원 다닐 걸 예상하고 산 것도 아니고.. 제 아이 학원 픽업이나 마트용으로 작은 거 산 거고 신랑차가 커서 세컨카로 저에게 딱이라 산 건데 그 돈으로 이딴 걸 샀다고 차 탈 때마다 좁다.. 작아서 타기 힘들다.. 불평불만 하세요.. 이미 수년 전에 산 걸 어쩌란....;; 신랑차로 모시기엔 운전은 할 수 있겠는데.. 병원 주차장이 좁고 복잡한데 신랑차가 익숙하지 않아서 주차할 자신이 없기도 하고 그렇게까지 할 일인가 싶어서 안 했어요.. 동생은 국산 소형 SUV인데 제 차보다는 실내가 넓어요. 동생처럼 현명한 소비를 해야 했다며.. 구박 하는 것도 넘 싫어요. 각자 집 형편과 니즈에 맞게 산 건데 비교하지 말라고 해도 반복해요..
일단은 여러 짜증 나는 상황 속에서도 아빠 아프신 것 우선으로 생각해서 참고 다니고 있긴 한데.. 자꾸 주말에도 이제 니가 태워달라고.. 거절해도 계속 말해보는 거.. 너무 스트레스에요.. 막상 동생은 시키면 잘 가요. 평일에도 시키면 휴가 내고 올 수 있다 하고.. 그 걸 중간에서 엄마가 막고 아빠나 동생 모르게 저만 압박해요.. 노는 니가 해야 한다고,, 걔는 일하는 애인데 주말엔 쉬어야 한다고... 이 지긋지긋한 동생 챙기기..
운전 외에도 저에게만 바라는 게 많지요.더 들여다보길 바라고 맛있는 거 좋은 거 사 오길 바라고 여행도 모시고 다니길 바라고 처음에 아빠 아프신 것도 동생은 걱정할까 봐 너만 알라고 알려주셨어요.. 이게 나만 알 일이냐고 노발대발하며 제가 다 알렸어요.. 늘 동생은 아직 어리다 안쓰럽다 개는 돈이 없다 미리 차단해요. 동생도 30대고 아주 잘 살진 못해도 도리 하고 살 만큼은 살아요.
어려서부터도 남동생과 크고 작은 차별 받으며 자랐어요. 사랑받고 챙김 받은 기억도 있지만 차별받은 기억이 저는 더 많아요.. 엄마에게 그때 왜 그랬냐고 물어보면.. 본인은 그런 적 없다고 생사람 잡는다고 되레 화를 내서 내 기억이 왜곡되건 가 싶을 때도 있지만 암튼 저는 슬픈 기억이 더 많고.. 늘 동생만 음식 따로 챙겨 먹이는 거 자주 봤었고 저는 아빠 닮고 동생은 엄마 닮았는데 외모 비하도 엄청 많이 듣고 자랐어요. 초등학교 때인가 고슴도치도 자기 새끼는 이쁘다는 속담 배울 때.. 얼마나 충격이었던지.. 어머.. 난 엄마도 밉다고 하는데.. 완전 심각하구나 하며.. 머리카락으로 얼굴 가리고 다니고 늘 숨어있고 소심하게 자랐었어요.. 성인 되고 연애하고 그럴 때도 그저 날 받아주는 것에 감사해 했고 상대가 예쁘다고 칭찬해 주면.. 거짓말.. 그냥 하는 말이겠지.. 못 들은 척 넘기고 안 믿고 했어요.. 커가며 나 정도면 그래도 평범하다.. 가리고 다니는 게 더 이상하다.. 깔끔하게 꾸미고 자신감 가지자 이런 생각 하면서 스스로 자존감 챙기려 노력 했지요..
그나마 인정받고 칭찬받는 게 공부였으니 공부 열심히 했고.. 그 덕에 대학 잘 가고 대기업 입사했던 게 덕 본 건가 싶네요..
신랑도 제가 친정에 기여한 게 많은데 (직장 생활할 때 금전 지원 많이 함.. 동생은 받아만 감.. 원해서 스스로 한 것이라 원망은 없지만 지금은 일절 안 함) 대접 못 받는 것에 속상해해서 신랑한테 말하기도 부끄럽고.. 답답해서 끄적여 봅니다.. ㅜ-ㅠ;;
그 트라우마인지.. 아이 가질 때 아들 1명만 낳고 싶다 생각 했거든요.. 내가 딸로서 안 행복해서.. 그리고 둘째 생김 차별할까 봐.. 다행히 바램 대로 아들 1한 명만 낳아서 대물림은 안 하고 있네요..
https://m.pann.nate.com/talk/367923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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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지금 40대 가정주부로 살고 있고, 근처에 부모님 사시고, 20분 거리에 남동생도 결혼해서 잘 살고 있어요.가족 간에 막 애틋하고 그렇진 않지만 명절이나 생신 등 이슈에 모이고 그럭저럭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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